신종코로나로 현장 못간 '롤'대회 VR로 관람…"VR·AR 대중화 계기 될 것"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탓에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e스포츠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생중계됐다. 신종 코로나가 VR 등 현장에 있지 않아도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대중화되는 한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4월까지 열리는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 스프링'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1년에 정규 시즌이 두 차례 있는 LCK리그는 e스포츠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LCK 서머리그는 정규리그 90경기 중 46경기가 매진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무관중 경기를 결정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 때문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롤(LoL)파크'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점이 고려됐다. 현장에 오는 선수와 관계자도 철저한 확인 절차를 밟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T '점프VR'에서 중계된 LoL 경기 생중계 화면 캡처
사진=SKT '점프VR'에서 중계된 LoL 경기 생중계 화면 캡처
올해는 특별히 빈 관중들의 자리를 VR(가상현실) 기술이 채웠다.

SK텔레콤이 국내 미디어 채널 중 유일하게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로 360도 VR 생중계를 하면서다. SK텔레콤은 리그오브레전드 AR(증강현실)·VR 서비스 독점 개발권을 확보하고 관련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360도 VR 서비스는 실시간 중계만 지원하는 기존 온라인 스트리밍과는 다르다. VR전용기기(HMD)를 착용하면 경기장 선수 자리 앞에 설치된 360도 VR 카메라에 중계되는 선수를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관람할 수 있다.

이처럼 AR, 3D 등을 활용한 ICT 기술은 직접 가지 않고도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대안적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일례로 LG전자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 3D 카메라를 활용한 '씽큐 핏'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씽큐 핏은 3D 카메라로 사용자 신체 치수를 측정해 VR 아바타를 만든 후 스마트폰을 통해 옷을 입혀보는 기술이다. 색상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확인 가능하다. 굳이 옷을 사러 직접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옷이 맞거나 어울리는지 체크할 수 있다.
씽큐핏 부스 전경/사진=LG전자
씽큐핏 부스 전경/사진=LG전자
이케아도 이미 2017년 AR을 활용해 가구를 가상 배치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굳이 이케아 매장에 가지 않아도 해당 가구가 집과 어울리는지 인테리어 배치를 해보고 온라인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처럼 현장에 갈 수 없거나 현실에서 겪기 힘든 일을 AR이나 VR 등으로 대체하면서 대중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다"며 "현장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는 데 ICT 기술이 도움을 주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