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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VR 활용한 코미디 배꼽잡네

이용익 기자
입력 : 
2019-11-21 17:55:55
수정 : 
2019-11-21 18: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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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 개그맨 김준호 손잡고
VR코미디 5G 콘텐츠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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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양말을 걸어놓는 동안 무대 뒤에서 산타클로스 차림을 한 개그맨 김준호(사진)가 조용히 등장했다. "냄새나니까 양말 좀 걸어놓지 말라"는 천연덕스러운 짜증 연기가 이어지며 카메라를 잡은 촬영팀마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개그 공연답게 현장에는 웃음이 넘쳤지만 여타 코미디 촬영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현장에 관객이 없고, 촬영할 때 렌즈 2개가 달린 가상현실(VR)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18일 방문한 서울 합정역 인근 개그 전용관 JDB스퀘어 코미디 촬영 현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VR 코미디 콘텐츠 제작이 한창이었다. LG유플러스는 JDB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VR 코미디를 제작해 VR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위대한 좀비쇼 △웃음 신과 함께 △까브라더스 △투깝쇼 △매직조 등 다양한 콘텐츠는 사내 평가에서는 물론 시청자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코미디는 많은 이들이 좋아하면서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현장감이 중요한데 TV로 시청하면 현장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소극장 등 공연장을 찾아가 관람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윤호 LG유플러스 VR서비스 담당은 "이번 코미디 장르의 VR 콘텐츠 제작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신기술과 코미디를 융·복합하는 혁신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다만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만드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우선 개그맨들의 다양한 애드리브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촬영은 리허설부터 진행된다. 또 NG(No Good) 사인이 나거나 재미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에는 그 부분만 다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 일체감을 살린다. JDB스퀘어를 무대로 제공하고 김준호를 비롯한 소속 현역 개그맨들을 출연시키는 JDB엔터테인먼트 역시 의욕이 높다.

고참 개그맨 김준호는 "제약이 많은 공중파와 달리 VR로 기존 TV에서 보지 못하는 콘텐츠도 시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코미디 코드라는 것은 쇼의 메인 상황보다 부수적인 조연들의 모습에서 나올 때도 많다. 시청자들은 자신과 웃음 코드가 맞는 개그맨의 연기나 리액션을 골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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