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시장이 없다고 누가 말했나..'고퀄리티 게임 콘텐츠'에 매출 몰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9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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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 시장이 없다고요? 잘만 만들면 대박 납니다. 연매출 100억 원 이상 되는 회사들이 꽤 될 걸요."

새해가 되어 방문한 한 VR 게임 콘텐츠 회사. 이 회사의 대표는 VR 게임 시장에 거품이 꺼진 것 아니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VR장비를 갖추기 위해 300만 원 이상의 지출을 쓴 사람이 글로벌로 수십만 명에 이르고 PS VR도 200만 대 이상 판매된 현재, 게이머들이 '좋은 게임'에 굶주려 있기 때문에 글로벌로 고퀄리티 콘텐츠를 만들어 도전하면 상상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차이나조이2017 에서 한 개발사의 VR게임 시연 / 게임동아
차이나조이2017 에서 한 개발사의 VR게임 시연 / 게임동아

<대박 난 폴아웃4 VR.. 시장 가능성 '활짝'>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삼성 기어VR의 판매량은 450만 대를 돌파했다. HTC바이브는 45만 여대, 오큘러스 리프트는 25만 여대가 판매되었으며, 여기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지난해 12월8일에 PS VR 누적 판매대수가 2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보급 대수를 바탕으로 지난 12월11일에 베데스다가 스팀으로 출시한 '폴아웃4 VR'는 출시 첫 주만에 5만 다운로드를 달성해 35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59.99달러(한국 6만9천원)의 높은 가격임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 '폴아웃4 VR'은 각종 VR 게임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단독 1위로 우뚝 섰다.

한달만에 매출 100억을 돌파한 폴아웃4 VR / 홈페이지 캡처
한달만에 매출 100억을 돌파한 폴아웃4 VR / 홈페이지 캡처

'폴아웃4 VR'의 기세는 계속되어, 3주째에 이르러서는 12만6770명이 다운로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어 8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문가들은 한 달 안에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의 한 VR 콘텐츠 전문가는 "유명IP를 쓴 게임이나 혹은 정말 잘 만들어진 VR 게임이라면 첫 달에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게 가능해졌다는 걸 입증한 사례."라며 "'폴아웃4 VR'은 '폴아웃4'의 단순 리메이크 작이긴 하지만 퀄리티가 높아 VR 게이머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고퀄리티 게임이라면 승산 있어..국내에도 '오버턴' 등 사례 나와>

이처럼 '폴아웃4 VR'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와이제이엠게임즈에서 출시한 '오버턴'도 주목받고 있다. '오버턴'은 1인 개발자 한동훈 대표가 만든 VR 어드벤처 게임으로 신비로운 소녀 '마기'를 둘러싼 감성적인 스토리, 몰입감을 높인 전투 액션 등 VR의 장점을 극대화한 국산 게임이다.

국산 인기VR게임 오버턴 / 와이제이엠게임즈 제공
국산 인기VR게임 오버턴 / 와이제이엠게임즈 제공

'오버턴'은 지난 2017년 10월17일에 출시된 이후 한 시간 만에 스팀 VR 차트 톱 셀러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스팀의 매출을 추적하는 지표 사이트 중 하나인 '스팀스파이'에 따르면 첫 주에 8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시킨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에 스팀 얼리억세스 서비스를 시작한 서비오스의 '로우 데이터'(RAW DATA)도 지난 해 10월6일 정식 서비스 전에 이미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고퀄리티 VR 게임에 시장이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겜블류 게임의 그래프 / 스팀스파이 캡처
겜블류 게임의 그래프 / 스팀스파이 캡처

특히 전문가들은 VR 콘텐츠 시장에서 주목해야할 시장으로 카지노와 같은 겜블 류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다른 VR 게임들이 발매 한 달 이후 급격하게 다운로드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 감소를 겪지만, 겜블 류 게임들은 서서히 지표가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것.

업계의 한 VR 전문가는 "레이싱 게임이나 FPS 게임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생동감을 느끼는 VR 게임들이 현재까지 주류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비교적 오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낚시나 겜블류 처럼 정적인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 오디세이와 오큘러스 고 등 다음세대 VR 하드웨어도 관건>

새로운 VR 주변기기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가 내놓는 오큘러스 고와 삼성의 프리미엄 VR HMD '오디세이'의 출시도 VR 콘텐츠 시장을 확장시켜줄 변수로 꼽힌다.

삼성 오디세이 / 홈페이지 캡처
삼성 오디세이 / 홈페이지 캡처

먼저 삼성전자는 기존의 기어VR과 '오디세이'로 투트랙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기어VR에는 닉스 프로페셔널 메이크업과 협력해 진행하는 가상 화장 서비스나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후 '기어VR'을 착용해 레고 캐릭터들과 레이스를 펼치는 '그레이드 레고 레이스' 등의 연계 콘텐츠 서비스에 한창이다.

또 지난 해 말 마이크로 소프트와 함께 출시한 삼성 '오디세이'는 3.5인치 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 2개와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AKG 헤드폰을 적용해 기존의 VR 콘텐츠에 대한 체감 만족도를 한층 끌어 올려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큘러스 고 / 홈페이지 캡처
오큘러스 고 / 홈페이지 캡처

오큘러스 고는 PC와 스마트폰 같은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지 않은 독립형 헤드셋으로 199달러(약 22만원)의 싼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샤오미가 내부 OS 개발을 담당했으며 출시는 2018년 1분기 안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존의 VR 하드웨어의 단점을 보강한 차세대 VR 기기가 보급대수를 늘려갈수록 콘텐츠 쪽에 더 강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보급률이 높은 모바일 VR 시장에 고퀄리티 게임을 내는 쪽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어 VR용 오큘러스 스토어에 'Colony Avengers'를 등록해 1만 다운로드를 넘긴 페이크 아이즈의 김석중 대표는 "PC시장은 이미 열려있다고 본다."고 운을 뗀 뒤 "그동안 모바일 디바이스는 VR 게임을 구동하기엔 무리가 있던 것이 사실이지만, 하드웨어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시장이 크기 때문에 누가 선점할 것인가가 주목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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